딱정벌레 구별 원리로 꿈의 솔리톤 소자 길 연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김태환 물리학과 교수, 천상모 한양대 물리학과 교수·김선우 박사(제1저자), 독일 율리히연구소 김현중 박사 공동연구팀이 원편광(빛의 전기장의 진동방향이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변하는 현상) 이색성이 전하밀도파의 나선상 적층배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최근 물리학계의 권위지 중 하나인 '피지컬리뷰레터스'에 게재됐다. 이번 연거는 에너지 손실과 발열 현상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소자'인 솔리톤 소자의 응용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환 포스텍 교수
김태환 포스텍 교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점차 고도화된 신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 방대한 정보를 신속히 처리할 반도체 기술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정보 처리 방법인 이진법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다진법 소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 가운데 4진법으로 동작하는 솔리톤 소자는 정보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간의 뇌와 닮은 소자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솔리톤을 대량으로 생성하거나 제어하는 것이 지금까지 난제로 남아 있어 응용의 장애물이 돼 왔다.

연구팀은 준1차원 전하밀도파의 나선상 적층배열을 특정 원편광을 이용해 발생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를 활용하면 원편광을 조절해 자유롭게 특정 솔리톤을 대량으로 손쉽게 생성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태환 포스텍 교수는 “기존 관점을 뛰어넘어 전하밀도파에 나선상 적층 배열이 존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원편광 이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것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 천상모 한양대 교수는 “그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위상 솔리톤을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어 솔리톤 소자 응용을 한 걸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포스코 청암재단, 독일 알렉산더 폰 훔볼트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