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덕 교수 연구실] 상온에서 1나노미터 단일분자 자세 변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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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좌)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을 이용해 금과 산화알루미늄 층 사이에 갇힌 분자를 관찰하는 것을 묘사하는 그림. (우) 분자의 배향에 따라 분자의 진동모드가 변하는 것을 시각화한 그림.
상온에서 1나노미터 단일분자 자세 변화 관측
공기에 노출된 분자는 주변 환경과 수시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 때문에 ‘분자 지문’이라고 불리는 라만 산란 신호를 검출하기 매우 어렵고, 분자를 영하 200℃ 이하로 얼려 가까스로 신호를 검출하더라도 단일분자 고유의 특성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금 박막을 입힌 기판 위에 단일분자를 올리고, 매우 얇은 산화알루미늄(Al2O3)층을 그 위에 이불처럼 덮어 ‘꽁꽁’ 묶었다. 금과 산화알루미늄 사이에 갇힌 분자는 주변 환경과 분리돼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데다가 움직임 또한 억제됐다. 이렇게 고정된 분자는 연구팀이 개발한 초고감도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을 통해 관측됐다. 개발된 나노현미경을 이용하면 날카로운 금속 탐침의 광학 안테나 효과*2 덕택에 단일분자의 미세한 광신호도 정확히 검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의 해상도 한계(약 500nm)를 훨씬 뛰어넘어 1nm 크기의 단일분자가 누워있는지 서 있는지의 자세 변화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이 연구성과는 난치병의 원인 파악과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가 될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이나 DNA의 분자 배향(Conformation)을 나노미터 수준까지 샅샅이 살펴볼 수 있어서다. 이뿐만 아니라 시료 위에 얇은 층을 덮는 방식이 매우 간단한 데다가 상온 또는 고온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그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본 연구는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통합과정 강민구 씨와 UNIST 화학과 서영덕 교수의 주도하에 이루어졌으며 UNIST 주희태 연구원, POSTECH 물리학과 통합과정 구연정·이형우 씨 등이 참여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