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동아사이언스] “양자과학기술, 실용성에만 투자 안타까워…본질 탐구 선행돼야” (물리 홍정기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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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1 / 221L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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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과학기술, 실용성에만 투자 안타까워…본질 탐구 선행돼야"
양자컴퓨터를 중심으로 양자과학기술이 세계적 관심을 끄는 가운데 최근 양자 분야에서 실용성 위주로만 투자되고 있다는 학계의 우려가 나왔다. 응용에 앞서 기초과학에 꾸준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은 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IYQ) 한국 선포식'에서 "양자과학기술은 본질적인 탐구가 선행돼야 응용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요즘 너무 실용성 위주로만 투자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 학회장은 "트랜지스터와 레이저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지만 그 근간을 이룬 양자물리학도 최고의 발견 아닌가 생각한다"며 "양자 분야에서 물질의 근본 성질을 파헤치는 물리학자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초과학은 응용을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호흡이 굉장히 길다"며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7일 국제연합(UN)은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25년을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100년 전인 1925년은 양자역학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이론들이 등장한 해다.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미시 세계의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불확정성 원리의 기본이 되는 '행렬역학' 아이디어를 냈다. 같은 해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도 역시 양자역학의 핵심인 '슈뢰딩거 방정식'을 완성했다.
UN은 양자과학과 그 응용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25년으로부터 100년째인 올해를 IYQ로 선포했다. 이날 행사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부에서 개최하는 IYQ 개막식과 같은 날 진행됐다.
실비나 도슨 국제순수 및 응용물리학연맹(IUPAP) 회장은 축사를 통해 "양자역학은 물리학·과학을 혁신할 뿐 아니라 레이저, 트랜지스터, 태양전지 등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어져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제2의 양자혁명과 함께 더 많은 기술이 등장해 사람들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IYQ의 목적은 양자역학이 지구의 미래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알리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양자과학기술의 발전과 응용은 수학이나 광학 등 다양한 학문과 얽혀 있다. 곽시종 대한수학회 회장은 "양자의 시간에 따른 변화나 양자 상태 측정 등은 다 수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수학의 7대 난제인 P-NP 문제도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를 진행한 홍정기 포스텍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양자과학 교과서에도 있는 기본 이론인 'Hong-Ou-Mandel 효과'를 밝혀낸 원로 과학자다.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 등 양자 기술 전반에서 활용되는 이론이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학회장은 "홍 교수는 전세계 양자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분"이라며 "양자 분야의 선구자 중 하나인 홍 교수가 한국 사람이라는 점은 우리도 선도 역량이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양자 분야에서 한국이 연구자 수나 여러 상황을 봤을 때 후발주자인 것은 확실하다"며 "후발주자라고 꼴찌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 정책 심의·의결기구인 양자전략위원회를 조속히 추진해 양자 클러스터 등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1.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9864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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