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박성진 처장 칼럼] 교육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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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9 / 1,733L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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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
현세대의 역사와 정체성 등
가치관 교육을 통해서 가능
학교로 떠넘기는 교육 기능
가정·국가도 함께 분담해야
영원한 삶을 누리길 원하는 인류의 소망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게 했다. 고대 동양에서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을 동원하였고, 서양에서는 연금술로 불로장생의 길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또 인간의 한계인 죽음을 극복하고 싶어하는 바람으로 수많은 종교가 탄생되었다. 오늘날에 이르러 인류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서 삶의 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인류의 근원적인 질문인 영원한 삶에 대해 교육적 측면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가치와 철학을 후대에게 물려주고자 한다. 그것은 자신의 육체는 사라지지만 그의 정신은 후손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것이 궁극적인 교육의 가치다. 우리는 흔히 무엇인가를 깨달았거나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 교육에 힘쓰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러한 노력에는 자신이 인생을 통해서 깨달은 소중한 가치들을 후손에게 전하길 원하는 간절한 교육적인 소망을 담고 있다. 미국의 전체 기부금 중 종교에 이어 교육 영역이 2위를 차지한다는 사실도 이를 지지한다.
사회구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인 가정에서도 이와 같은 교육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사랑하는 배우자와 함께 새 생명을 낳고 이 자녀들에게 부부가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가장 소중한 정신을 물려주는 것이 가정 교육이다. 그래서 부모는 육체적으로 사라지지만 그 정신이 자신의 분신인 자녀를 통해서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그 가정의 정체성이며 이 정신을 잘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이 바로 그 가정의 비전인 것이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 이러한 가정교육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또 있을까.
개인을 보호하는 가장 큰 공동체인 국가에서도 이와 같은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해 연약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깨달을 수 있다. 조선 후기에는 나라가 멸망하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비참함과 연약함을 깨닫게 된다. 대한민국은 소말리아를 제외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국가로 출발하여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공을 동시에 이루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많은 개발도상국에 희망을 주는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연약함의 이유와 위대함의 원인을 후손에게 잘 계승하는 것이 역사의식과 국가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하는 뿌리이다. 이것은 교육에 의해서 가능해진다.
미국은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며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의 정신을 모르는 이민자들이 1인 1표라는 자유민주주의 제도를 통하여 미국 정체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 국민은 인식하고 걱정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민자와 그 자녀들의 교육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교육에 대한 기부가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미국 교육 기부의 근원적인 철학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사와 정체성 교육은 현 세대의 정신이 후손들을 통하여 영원히 살 수 있는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가치관 교육은 후손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며 통합된 큰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억압적인 지시가 아니라 마음의 뿌리 깊은 곳에서 감동으로 만들어질 때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같은 교육은 역사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건전한 공동체의 미래 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우리사회는 가정에서 해야 하는 교육과 국가 및 사회에서 해야 하는 교육을 간과하고 학교로 너무 많이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식교육은 학교에서 가능하지만 각 가정의 고유 정신은 가정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다시 한번 교육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고 우리 가정과 국가와 각 교육기관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정신이 감동으로 계승되어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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